한국여성재단 후원하는 허스토리뮤지엄 프로젝트(herstory museum project)가 2010년 9월 6일(월)부터 10월 24(일)일까지 이화여자고등학교 심슨기념관에서 열린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시립미술관 주최의 <제6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비엔날레 /The 6th Seoul International Media Art Biennale>에 출품되는 현대예술작업으로서 이화여고의 유서 깊은 심슨기념관 Simpson Hall 을 2개월 동안 허스토리뮤지엄(herstory museum /여성사박물관)으로 구성해보는 ‘뮤지엄 만들기 프로젝트’이다.

한국의 근대문화재이기도 한 심슨기념관은 1915년에 건립되어 한국 여성교육의 중요한 몫을 담당한 곳으로서 그 자체로 한국 여성의 역사를 웅변한다. 이 건물에 1915년 이후 현재까지의 시간을 여성 중심으로 돌아보며 격변과 거대담론의 와중에 삭제되거나 무시되어진 삶의 가치들을 재검토하는 계기로 허스토리뮤지엄을 조성한다.

허스토리뮤지엄의 구성은 기존 뮤지엄의 그것과 다르다. 기존의 뮤지엄이 유형의 전시물 위주라면 허스토리뮤지엄은 그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며 무형의 전시물로써 공간을 채운다. 즉 백여명의 실존 여성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이 구술한 ‘이야기 her-story’를 전시실에 풀어 놓으며 이것이 주된 전시 내용물이 되는 새로운 형식의 전시가 되는 것이다.

이 구술자료들은 성향별로 나뉘어 허스토리뮤지엄 4개의 전시실에 음성설치(sound installation) 형태로 소개된다. 녹취된 여성들의 이야기her-story는 각 전시실의 십여개의 스피커를 통해 한꺼번에 울려 퍼지는데 이는 관람객이 전시실에 입장하여 처음 듣는 순간에는 수십개의 음성이 뒤섞여 복잡한 소음으로 들리지만 실내의 특정 지점에 다가가면 하나의 ‘이야기’로써 명료하게 들릴 수 있도록 설치되었다.

[전시 안내]

Room 1 55명의 여성들의 경험과 주장, 또는 여성학적 이슈에 대한 견해 등 진지한 이야기들이 12개의 스피커를 통해 들림. 스피커는 센서로 제어되며 실내에 놓여진 의자에 관람객이 앉으면 특정한 이야기가 또렷하게 들린다.

Room 2 다양한 연령의 40명의 여성들의 노래와 웃음. 그녀들의 기쁨과 상처, 희망과 체념 등 여성으로서의 삶의 표정이 나직하게 읊조리는 노랫가락에 실려있다. 여러 개의 스피커에 각각 담긴 노래들은 그 길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공간 내부에서 다양하게 섞이며 변주한다.

Room 3 신문지로 싼 크고 작은 오브제가 가득찬 수장고에 38명의 여성이 각각 자신이 알고 있는 요리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음성이 나직하게 울려 퍼진다. 신문지는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보도한 일간지의 1면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포장지로서 기능하는 신문지에서 은연중에 읽히는 텍스트는 사적 영역으로 규정되었던 여성들의 삶과 충돌하는 ‘공공성’의 영역을 암시한다.

Room 4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12명의 여성 동반자들의 구술. 프로젝트 참여 이후에 달라진 경험과 인식에 대하여 이야기한다